국제장편경쟁
1997년 처음 닻을 올린 서울국제여성영화제는 작년 20주년 영화제를 맞아 국제장편경쟁 부문을 신설, 전세계 신진 여성감독들의 장편 극영화를 소개하며 국내외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여성감독들의 첫 번째, 두 번째 장편 극영화를 대상으로 하여, 유독 여성감독들에게 문턱을 높여 온 영화산업의 불평등을 비판하고 여성주의적 시각과 성평등한 영화의 장을 만들기 위한 초석을 다졌다. 올해로 두 번째를 맞이하는 국제장편경쟁 부문에서는 더욱 더 과감하고 논쟁적인 8편의 작품이 관객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다.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여성의 몸과 사랑을 성찰하는 <도리엔 B의 베스트 앨범>(안케 블론데), 주인공의 심리를 따라 낳지 않을 권리를 진지하게 질문하는 <오미가스>(안토넬라 수다삿시), 무너진 집에 갇힌 소녀들을 통해 소녀성의 판타지를 질문하는 <레이디월드>(아만다 크레이머), 몸에서 석유가 나오는 여성의 이주 시도를 통해, 현대 이란 사회를 은유하는 <누수>(수잔 이라바니안), 결혼과 노동에서 주인공이 겪는 혼란과 현대중국의 개발의 풍경을 담담하게 엮어낸 <갈대, 우거지다>(양이슈), 기억을 잃어가는 주인공이 과거를 찾아 떠나는 여정을 다룬 <오펀즈 블루스>(쿠도 리호), 심리적 장애를 앓고 있는 이들의 우연한 여행을 다룬 <여름 생존자>(마리아 카브타라드제), 그리고 건조함과 키치적 감성으로 무장한 채, 끊임없이 움직이는 소녀의 욕망을 담아낸 <나를 데려가줘>(에나 세니야르비치)에 이르기까지 그 어느 때보다 거침없이 질주하는 여성 감독들의 영화가 작품상과 감독상, 심사위원 특별상을 놓고 경쟁하게 된다.
배주연 / 프로그래머
배주연 / 프로그래머
상영작 리스트 8 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