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모전: 바르다 by 해머
올봄, 나란히 우리 곁을 떠난 여성 영화계의 큰 별 아녜스 바르다와 바바라 해머의 추모전을 갖는다.
1928년에 벨기에에서 태어난 아녜스 바르다는 프랑스에서 학교를 다니고 사진작가로 활동하다가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1954)을 찍으며 누벨바그의 멤버로 영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당시로서는 드물고 파격적이게도 여성이 주인공이며 여성의 삶과 고민을 그린 영화들을 연이어 발표하며,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여성주의 영화감독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 또한, 첫 영화에서부터 유작에 이르는 모든 작품에서 영화의 장르와 형식을 가로지르는 자유롭고 재기 발랄한 면모를 보여주며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한 작가 감독이기도 하다. 이번 추모전에서는 그녀의 첫 장편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을 시작으로 여성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섬세하고 유쾌하게 담아낸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1961),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낙태죄 폐지 운동을 배경으로 한 두 여자의 따뜻하고 가슴 벅찬 우정의 연대기를 그린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1975), 전무후무하게 강렬한 여성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방랑자>(1985), 그 자체로 훌륭한 마스터 클래스이자 그녀의 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이라 할 수 있을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2019)를 상영한다. 또한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루이 아라공의 부인인 엘자 트리올레가 주인공인 <엘자 라 로즈>(1965), 무명화가이지만 배 위에서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삼촌을 따라간 <얀코 삼촌>(1967), 1960년대 미국에서 있었던 흑인 인권운동 블랙 팬서 당의 목소리를 담은 <블랙 팬서>(1968), 여러 여성들이 자신의 몸과 섹스에 대해 당당하고 아름답게 이야기하는 <여성의 대답: 우리의 몸, 우리의 섹스>(1975)까지, 아녜스 바르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살펴볼 수 있는 단편 모음을 상영한다.
1939년 미국에서 태어난 바바라 해머는 서른이 넘어 자신의 레즈비언 정체성을 깨닫고 그녀의 실험적인 비디오 작업에 레즈비언 정체성과 섹슈얼리티 문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다. 이후 숨겨졌거나 잊힌 레즈비언의 역사를 발굴하여 드러내는 작업,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작업, 여성 혹은 레즈비언 예술가들의 삶과 작업을 조망하는 작업, 매체 실험적인 작업 등 여성, 레즈비언 페미니즘, 예술, 역사, 매체와 같은 큰 주제들 하에 수십 편에 달하는 장, 단편 영화를 만들어왔다. 이번 추모전에서는 레즈비언과 게이의 역사를 기록한 <질산염 키스>(1992), 국내에 레즈비언 에로티카 시리즈로 소개된 3개의 단편 <레즈비언 사랑의 기술>(1974), <내가 사랑하는 여인들>(1976), <이중 강도>(1978),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남부지방에 머물렀던 앙리 마티스와 피에르 보나르, 발터 벤야민의 이야기를 전하는 <저항하는 파라다이스>(2003)와 같이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대표작들을 상영한다. 또한 초기 단편 중 하나로 슈퍼 8 필름 카메라로 촬영된 <클린즈드 II>(1969),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첫 세계 여성의 날 행진을 비롯하여 당시 미국의 페미니스트와 레즈비언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자매들!>(1973), 미국의 국민 시인이자 퓰리처상을 수상한 엘리자베스 비숍이 머물렀던 집들과 그녀의 연인들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비숍의 집>(2015), 평생 동안 가장 많이 촬영한 피사체 중의 하나일 자신의 신체와 얼굴을 감각적이고 감동적으로 드러내는 유작 <증거하는 몸>(2018)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초기 단편들과 후기작들을 상영한다.
권은혜 / 프로그래머
1928년에 벨기에에서 태어난 아녜스 바르다는 프랑스에서 학교를 다니고 사진작가로 활동하다가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1954)을 찍으며 누벨바그의 멤버로 영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이후 당시로서는 드물고 파격적이게도 여성이 주인공이며 여성의 삶과 고민을 그린 영화들을 연이어 발표하며, 여성의 시각에서 여성의 이야기를 영화화한 여성주의 영화감독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왔다. 또한, 첫 영화에서부터 유작에 이르는 모든 작품에서 영화의 장르와 형식을 가로지르는 자유롭고 재기 발랄한 면모를 보여주며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한 작가 감독이기도 하다. 이번 추모전에서는 그녀의 첫 장편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을 시작으로 여성과 죽음이라는 소재를 섬세하고 유쾌하게 담아낸 <5시부터 7시까지의 클레오>(1961), 프랑스에서 벌어졌던 낙태죄 폐지 운동을 배경으로 한 두 여자의 따뜻하고 가슴 벅찬 우정의 연대기를 그린 <노래하는 여자, 노래하지 않는 여자>(1975), 전무후무하게 강렬한 여성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방랑자>(1985), 그 자체로 훌륭한 마스터 클래스이자 그녀의 팬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선물이라 할 수 있을 <아녜스가 말하는 바르다>(2019)를 상영한다. 또한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루이 아라공의 부인인 엘자 트리올레가 주인공인 <엘자 라 로즈>(1965), 무명화가이지만 배 위에서 자유롭고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삼촌을 따라간 <얀코 삼촌>(1967), 1960년대 미국에서 있었던 흑인 인권운동 블랙 팬서 당의 목소리를 담은 <블랙 팬서>(1968), 여러 여성들이 자신의 몸과 섹스에 대해 당당하고 아름답게 이야기하는 <여성의 대답: 우리의 몸, 우리의 섹스>(1975)까지, 아녜스 바르다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살펴볼 수 있는 단편 모음을 상영한다.
1939년 미국에서 태어난 바바라 해머는 서른이 넘어 자신의 레즈비언 정체성을 깨닫고 그녀의 실험적인 비디오 작업에 레즈비언 정체성과 섹슈얼리티 문제를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다. 이후 숨겨졌거나 잊힌 레즈비언의 역사를 발굴하여 드러내는 작업,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성찰하는 작업, 여성 혹은 레즈비언 예술가들의 삶과 작업을 조망하는 작업, 매체 실험적인 작업 등 여성, 레즈비언 페미니즘, 예술, 역사, 매체와 같은 큰 주제들 하에 수십 편에 달하는 장, 단편 영화를 만들어왔다. 이번 추모전에서는 레즈비언과 게이의 역사를 기록한 <질산염 키스>(1992), 국내에 레즈비언 에로티카 시리즈로 소개된 3개의 단편 <레즈비언 사랑의 기술>(1974), <내가 사랑하는 여인들>(1976), <이중 강도>(1978), 2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 남부지방에 머물렀던 앙리 마티스와 피에르 보나르, 발터 벤야민의 이야기를 전하는 <저항하는 파라다이스>(2003)와 같이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대표작들을 상영한다. 또한 초기 단편 중 하나로 슈퍼 8 필름 카메라로 촬영된 <클린즈드 II>(1969),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첫 세계 여성의 날 행진을 비롯하여 당시 미국의 페미니스트와 레즈비언들의 목소리를 기록한 <자매들!>(1973), 미국의 국민 시인이자 퓰리처상을 수상한 엘리자베스 비숍이 머물렀던 집들과 그녀의 연인들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비숍의 집>(2015), 평생 동안 가장 많이 촬영한 피사체 중의 하나일 자신의 신체와 얼굴을 감각적이고 감동적으로 드러내는 유작 <증거하는 몸>(2018)까지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초기 단편들과 후기작들을 상영한다.
권은혜 / 프로그래머
상영작 리스트 18 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