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비의 일생>은 바바라 해머의 자전적 이야기로 <질산 키스 Nitrate Kisses (1992)>의 후편이다. 러시아 이민노동계층 출신인 해머는 이 영화에서 자신의 어린 시절을 결정했던 가족의 계급상승 욕망, 연예계에의 환상 그리고 레즈비언 정체성에 눈 떠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어머니의 일기 발췌문은 가족의 중산층적 완벽함에 대한 갈증을 해학적으로 보여준다. 해머의 어머니는 그녀를 아역 스타인 셜리 템플처럼 만드는 것이 꿈이어서 그녀에게 탭댄스 교습을 받게 했다. 영화배우 릴리언 기쉬의 요리사였던 해머의 할머니는 깜찍하고 말 잘하던 해머를 그리피스 D. W. Griffith에게 소개시켰다. 젊은 예술가 해머는 레즈비언이었고 레즈비언 해머는 예술가였다.
 이 영화는 해머 자신에 대한 자전적 탐색이며 동성애자 사회의 사적인 묘사이다. 자신의 신분상승 욕구를 개인성의 발달과 병치함으로써 해머는 미국적 동질성에 반하여 독특한 정체성을 정립해야 하는 동성애자들의 부담을 그리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무겁지 않은, 장난기 어린 태도로 회고함으로써 심각함을 강요하는 대신 그 자체에서 의미를 생산하고자 했다. 1968년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 교수 시위, 1965년 제1회 샌디에고 여성음악제 그리고 1979년 샌프란시스코의 ‘밤을 돌려달라 행진’등의 단편들을 삽입하여 젊은 세대들에게 이전 세대를 영상으로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