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여성감독인 박남옥 감독의 1955년도 작품으로 한국전쟁 직후에 급증한 미망인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 당시에 미망인 문제를 다루었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흔들리는 전통적 가치관으로 인해 분출되는 여성들의 성적 욕망에 초점을 두고 있다. 한국전쟁 기간 동안에 남편을 잃은 신은 어린 딸 주를 데리고 혼자 살아간다. 남편 친구였던 이사장은 어렵게 살아가는 신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이사장은 신에게 애정을 느끼게 되고 신은 이사장의 심리변화를 눈치채면서도 그의 도움을 거절하지 못한다. 이사장과 신의 관계를 알게 된 이사장의 처는 신에 대한 질투를 삭이지 못하다가 젊고 매력적인 청년 택과 불륜의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러나 물에 빠진 신의 딸 주를 구해준 일을 계기로 신을 알게 된 택은 이사장의 처 대신 신을 사랑하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택의 옛 애인 진이 등장하면서 신과 택의 관계는 새로운 국면을 맺게 된다. 택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면서 이사장의 도움을 노골적으로 이용하는 신의 심리변화, 딸 주에 대한 모정과 택에 대한 애정 사이에서 고뇌하는 신의 모습. 택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신과 이사장 처 사이의 심리적 갈등이 흥미진진하게 묘사된다.
 1955년 개봉 당시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주목을 끌었던 이 영화는 오랫동안 소재가 파악되지 않다가 최근 들어 한국영상자료원 측이 이 영화의 네거티브 필름을 구했음이 알려졌다. 서울여성영화제 측은 한국영상자료원의 적극적인 도움으로 이 영화를 복원, 현상할 수 있었고 관객과의 벅찬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필름 보관상태가 양호하지 않았던 까닭에 영화의 마지막 부분을 찾을 수 없었고 사운드 일부가 재생되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 금할길 없으나 부족한 상태로나마 여성들 사이의 관계와 여성들 내면에 잠재되어있는 욕망을 예리하게 포착해내는 박남옥 감독의 연출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