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에서 활동하는 다이크 펑크 록 밴드인 트라이브 8을 담은 다큐멘터리. 트라이브 8은 무대 위에서 가슴을 내놓고 연주를 한다. 그러면서 딜도를 달고 청중 안에 있는 남자를 불러들여 딜도를 빨게 하고, 사도 매저키즘 등 노골적인 성적 퍼포먼스와 그에 대한 가사를 절대적으로 고무 찬양한다.
 영화는 성적 이미지로 어필해야 하는 정형화된 여가수 이미지, 그리고 포크와 팝 음악 장르가 지배적인 ‘여성’ 음악 장르를 넘어서려는 트라이브 8 밴드의 신념과 그 신념이 싹튼 원인 및 맥락을 담고 있다. 카메라는 밴드 멤버 각각의 어린 시절, 노래를 한다는 것의 의미, 섹슈얼리티에 대한 생각, 여성으로서 각자에게 놓여진 냉엄한 현실에서의 생존방식 등을 이들 밴드와 하나의 여성 공동체로 어우러져 담아 낸다. 그러면서 노동계급/여성/레즈비언이라는 주변인으로서 느끼는 사회에 대한 분노와, 역설적으로 주변인이라고 자신을 동일화하는 순간에 느끼는 자유와 용기를 무대 위에서 함께 폭발시킨다. 기존의 가부장제에서 권하는 ‘여성’을 ‘넘어서는’ 자만이 가시화되며 존재할 수 있는 것을 여실히 보여 주는 다이나마이트 영화. (김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