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진적 하모니>는 1970년대 발아한 여성문화운동의 흐름 속에 위치한 여성 음악의 역사를 추적한다. 1970년대 레즈비언들은 반전과 평화를 외치고 자유를 노래하며 다른 여성들과 함께 문화운동의 흐름을 만들어 냈다.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밴드,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을 노래하는 음악, 여성의 억압과 해방을 노래하는 가수, 그녀들만의 축제, 그 속에서 웃고 춤추고 연주하는 여성들, 페미니스트들, 레즈비언들에 의해 ‘여성 음악’은 만들어졌던 것이다.
 <급진적 하모니>는 바로 ‘여성 음악’을 실험하고 연주한 다양한 가수, 뮤지션, 그리고 그 음악을 사랑한 여성들에 관한 영화이다. 의식적으로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적’ 음악이란 어떤 것일까를 고민한 여성들의 사색, 어머니 자궁에서부터 경험한 심장소리, 양수의 출렁임, 생명의 떨림을 닮은 리듬, 여성을 사랑한 여성들의 노래, 그리고 ‘소리 내어 말할 수 없었던’ 단어 ‘레즈비언’을 노래하는 가수들의 급진적 하모니.
 <급진적 하모니>에서 생생하게 전해지는 ‘여성 음악’은 미학과 정치학이 본질적으로 하나라는 것을 보여 준다.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여성들의 노래, “아름다운 것은 정치적인 것이다.” (정승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