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당사자들의 인터뷰와 함께 아프리카의 끔찍한 여성 할례 문제를 조심스럽게 다루는 이 애니메이션 영화를 보고 혹시라도 ‘야만’이라는 말을 떠올린다면, 이 말은 여성의 억압과 착취 위에 서 있는 한국 사회에도 돌려져야 한다. 근대화가 야만을 물리쳤다는 주장의 실체는 그것의 규격화와 보편화이다. 아프리카의 사회들이 가족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딸에게 할례를 강요할 때, 한국 사회는 국익을 위해서라며 수백 억의 세금을 들여 지은 첨단의 생명공학 실험실에서 대량의 난자들에게 주사 바늘을 찔러댄다. 당신에게는 어느 쪽이 더, 혹은 덜 끔찍한가? [김준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