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상하이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영화는 상하이의 주거 공간에 대한 설명에서 시작한다. 20세기 초반 상하이에는 부자들이 사는 많은 프랑스식 집들이 있었다. 1949년 공산주의 혁명 이후 이 커다란 주택은 공산당의 사적 재산의 공유화 방침에 의해서 한 지붕 아래 다른 많은 가족들이 함께 모여 사는 다가구 주택이 되었다. 한국의 다가구 주택과는 달리 서로 넘나들 수 있는 많은 복도와 열린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는 이 곳은 근대 상하이의 삶의 일부가 되었다. <상하이 이야기>는 공산주의 혁명 이전 자본가 계급 가족을 중심으로 이들의 몰락과 해체를 다루고 있다. 자본가 계급이었던 탕 부인은 네 남매를 두고 있는데, 이들은 어머니인 탕이 병원에 입원하자 간만에 함께 모이게 된다. 몽고 내륙 지방에서 수의사로 일하고 있는 큰 아들, 변호사인 롱, 상하이의 식당에서 일하고 있는 진원, 미국에서 기술자로 일하고 있는 샤오메이 등이 그들이다. 이들 중 롱과 샤오메이는 사사건건 대립한다. 그러나 탕 부인은 롱을 감싸고 도는데 그 이유는 롱이 샤오메이와는 달리 초등학교 때 공산당의 온갖 강요에도 불구하고 자본가 아버지를 끝내 자신의 아버지라고 옹호했기 때문이다. 자본가 아버지가 자신의 아버지임을 부정했었던 샤오메이에게 탕 부인은 역사는 잊혀질 수 없지만 미움은 용서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조용히 죽음을 맞이한다. 상하이에서 프랑스식 공동 주택이 사라져 가듯이 공산주의 혁명을 겪은 세대들 또한 역사의 저편으로 서서히 사라져 가는 현재를 보여주는 작품. (김선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