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국일관 기생 김소산은 비밀리에 남로당 스파이로 활동하고 있다. 특별수사본부 오제도 검사는 소산을 잡아 남로당원을 일망타진하려는 의도를 갖고 소산의 체포를 명령한다. 양쪽에 가담하여 고민하다 자살을 기도하지만 미수에 그친 소산은 임충식의 감언이설에 다시 속아 넘어가 오검사를 암살하라는 지령을 받게 된다.

 프로그램 노트
 화려한 외모와 플라멩코 댄스라는 이국적 장기를 가진 국일관 인기 기생 김소산은 사실 남로당의 스파이이다. 오제도 검사는 김소산을 이중 스파이로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우지만 김소산은 오검사에게도 남로당에게도 완전히 포섭되지 않으면서 이쪽 저쪽을 교란시킨다. 1973년에 시작하여 1976년까지 총 6편이 제작된 ‘a특별수사본부’연작은 반공영화 히트 시리즈 중 하나로, 1940-50년대에 수 많은 간첩사건을 해결하여 유명세를 얻었던 오제도 검사의 사건들을 소재로 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각 영화들에서 강조되는 것은 오제도의 활약상 보다는 주로 ‘미인’간첩들이다. 계몽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국민 다중이 여성으로, 특히 사치에 탐닉하는 기생이나 여대생, 주한미군의 아내 등 현대성의 가치에 매혹된 여성으로 체화 되는 것이다. 이 중 김소산은 이념적 문제, 심지어는 자신이 남한의 법을 어기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크게 의식하지 않고 다이아 반지와 일본에서의 쇼핑 등 소비를 위해서 스파이 활동을 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즉, 이 영화에는 소비주의화 된 여성성이 전경화 됨으로써 소비주의에 대한 계몽과 반공이데올로기가 등가가 되고 있다. 남로당도 특별수사본부도 무서워하지 않는 천진난만한 김소산은 계몽되고 처벌되어야 하는 대상으로 등장하지만 동시대의 여성관객들에게 기대하지 못 했던 해방감을 주기도 한다. (황미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