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일본 헌병인 장준철에게 아버지를 여의고 사랑하는 남편마저 잃은 미령은 그 원수를 갚기 위해 홍콩에서 귀국한다. 마침 장준철은 마약밀수 혐의가 있어 민완형사인 영구가 그를 추적하고 있었다. 마침내 장준철은 미령의 손에 죽고 영구는 그녀를 살인범으로 체포한다.

 프로그램 노트
 마담장은 \'홍콩에서 귀국한 멋진 아주머니\'다. 가정교사 연실은 애인 영철에게 마담장을 이렇게 소개한다. 그녀는 홍콩이라는 미지의 세계에서 돌아온, 속내를 알 수 없는 화려한 여사장이면서 동시에 아버지와 남편을 죽인 준철을 향해 복수를 꿈꾸는 딸이자 아내이다. 복수의 과정에서 미령의 신체는 제법 익숙한 범죄 장르의 컨벤션으로 작용한다. 복면을 쓴 강도가 되기도 하고,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범죄물에 활극의 요소를 잘 버무린 이 영화에서 여성이 칼과 총을 들고 남성들과 맞서는 장면들은 장르적 쾌감을 미묘한 방식으로 선사한다. 특히 빨간색 애드벌룬을 타고 날아서 준철의 뒤를 쫓는 미령의 모습은 가히 신비로운 느낌마저 자아낸다. 하지만 여러 인물이 가족관계로 엉켜 있는 신파적 서사는 이 영화적 쾌감을 지속시키지 못한다. 활극의 동력이 되는 마담장의 복수는 고전적 여성 역할에서 기인하고, 결국 복수를 한 뒤에 그녀는 다시 본래의 위치로 돌아가야 한다. 복수를 하는 과정 안에서만 그녀는 여전사이고, 마담장이다. 마담장과 미령의 사이에는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누이로서 우선적으로 존재했던 당시의 한국 여성이 \'홍콩에서 돌아온\' 여전사가 될 때 부딪쳐야 하는 모순들이 고스란히 남겨 있다. (김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