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여고생 마치는 6년 전에 갑자기 사라져버린 오빠를 한시도 잊지 못한다. 그녀는 단짝 친구들인 토모히코, 호타루와 함께 고교시절 마지막 여름방학 동안 도쿄로 짧은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그러던 중 그들은 오빠가 도쿄에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실낱 같은 단서와 희망을 품고 열차에 오른다. 포스트 3.11의 영화.

프로그램 노트
고교생, 여름방학, 수영장, 부활동, 짝사랑, 삼각관계, 잘 작동하고 있지 않은 가족관계... 츠루오카 게이코의 장편 데뷔작 <고래마을>은 일본 청춘영화의 모든 것을 갖춘 것처럼 보인다. 호타루는 토모히코를 좋아하지만 토모히코는 마치를 마 음에 두고 있다. 마치는 이 모든 것에 아랑곳하지 않고 사라진 오빠의 흔적인 배달되어온 복숭아에만 신경이 쓰인다. 각 각 다른 관심사를 속내에 품은 채 마치, 호타루, 토모히코는 도쿄 여행에 오른다. 이 셋이 품고 있는 생각은 막연할 뿐 누 구도 확실한 목표나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시시각각 변하는 인물들의 감정의 무드와 관계들의 긴장 을 통해 청춘이 가지는 불안정성과 매혹을 잘 잡아 낸다. 오빠가 보낸 복숭아는 오빠를 만날 수 있는 희망이라기 보다 오 빠의 부재와 되돌아올 수 없는 상실을 의미하며 마치는 상실감과 함께 그것을 깨닫는다. “모두 다 사라져 버렸어”라는 마치의 탄식과 바다 앞에선 마치의 모습은 성장의 통과의례인 상실의 순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3.11에 대한 이미지를 환기시키기도 한다. [황미요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