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베니스영화제 비평가주간 관객상 / 2012 스톡홀름영화제 라이징스타상

시놉시스

 공장 노동자로서 삶에 대한 열정과 불굴의 의지를 지닌 젊은 무슬림 라사는 일자리를 잃고 실직 상태에 직면한다. 고등학교 졸업장도 직업도 없지만, 그녀의 부츠에는 그녀가 자란 작은 마을의 진흙이 두텁게 묻어 있다. 라사는 사회 및 우스꽝스러운 관료주의와 충돌하고, 가치와 기대가 반목하는 상황을 맞게된다.

프로그램 노트

 전체 국가 예산의 1/3을 사회복지에 투자하는 세계적인 복지국가 스웨덴. 지루할지언정 안정되어 보이는 그곳도 전지구화 시대의 실업과 이민자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야채포장 공장에 다니며 병든 아버지를 보살피는 스무 살의 로사는 고교 졸업장도, 운전면허도 없다. 갑작스러운 해고를 당한 후, 이리저리 일자리를 찾아 애쓰지만 면접의 기회를 얻기조차 쉽지 않다. 무슬림 이민자인 로사는 실업의 고통을 동네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어렵다. 누구에게도 기가 눌리지 않을 것 같은 풍채에 당당하고 유쾌하던 그녀였지만 점점 의기소침해 질 수밖에 없다. 눈물을 부르는 드라마틱한 갈등이 아닌 일상적인 하루하루 위에 놓여진 삶의 무게가 핸드헬드 카메라 속에 잘 포착된 이 작품은 여성과 노동 그리고 이민자의 문제가 배타적인 것이라기 보다는 밀접하게 연결된 복합적인 문제임을 보여준다. 또한, 아버지와 딸의 우정에 가까운 관계는 현재의 문제가 세대갈등을 넘어 함께 풀어가야 할 숙제라는 점을 이상적으로 암시하는지도 모른다. <먹다 자다 죽다>는 가브리엘라 피츨레르 감독의 첫 장편작품으로, 안정된 연출과 처음 연기하는 주연 배우들의 진솔한 연기가 더해져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영화의 진정성에 시나브로 빠져들게 할 것이다. [박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