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단편
아시아 여성감독들이 만든 다양한 단편영화를 발굴하고 소개하는 경쟁 섹션. ‘아시아단편’은 1997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시작과 함께 마련된 단편영화 경쟁 섹션으로 새로운 아시아 영화 창작자의 발굴 및 육성의 터전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올해 ‘아시아단편’에는 아시아 57개국에서 1,436편이 출품돼 30개국에서 696편이 출품된 지난해의 2배가 넘는 출품편수를 기록했으며, 그 중 20편의 작품이 본선 진출작으로 선정됐다. 영화제 기간 중 본선 심사를 거쳐 ‘아시아단편’ 섹션 대상과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작이 선정된다.
아시아 각지에서 제작된 올해 출품작들에서는 사회 속에 작동하는 여러 위계를 세밀하게 포착하고 여성의 삶을 저마다의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구체적인 생활 공간부터 관념적이고 가상적인 지대에 이르기까지 각 작품이 택하는 영화적 장소가 계속해서 확장되는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한편, SF, 판타지,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적 시도는 그 자체로 주목할 만한 꾸준한 경향이라 할 수 있다. 결혼제도, 성 정체성, 몸 이슈 등을 비롯해 역사적, 사회적 관계와 젠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다양한 힘의 작동을 포착하는 예리한 시선이 이해와 연대, 회복을 바라는 태도와 연결된다는 점 또한 하나의 경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종 선정된 본선 진출작 중에는 아시아 국가 중에서도 영화 제작이 활발한 한국 작품이 7편, 중국 국적 감독의 작품이 4편, 인도 작품이 3편으로 상대적 강세를 보인 가운데, 타이완,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이란, 그리고 요르단-이집트-팔레스타인 공동제작 영화 등 다양한 아시아 및 인근 국가의 작품들이 포함돼 있다. ‘아시아단편’ 본선 진출작 20편을 통해 갈수록 확장되고 다채로워지는 여성서사와 단편영화 특유의 자유로움, 새로운 관계와 공동체를 모색하는 아시아 창작자들의 시간을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