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티드, 몸-세계-존재
독창적인 이미지와 스토리텔링을 통해 몸, 시간과 공간, 존재에 대해 사유하고 탐색하는 한국 여성 애니메이션 작가들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특별전.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고, 전 세계적으로 장편애니메이션이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 국가는 그리 많지 않다. 국내 애니메이션 업계 역시 극장 개봉을 전제로 하는 장편애니메이션보다는 TV 시리즈와 독립애니메이션의 제작이 꾸준하고 활발한 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소재도, 이미지도 다채로운 독립애니메이션, 단편애니메이션 작품들은 안시, 자그레브, 히로시마 등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영화제는 물론 칸, 베를린 등 유수의 국제영화제에 초청되며 통해 국내외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아왔다. 그 중에서도 여성감독들의 꾸준한 활약이 돋보이는데, 이번 특별전 ‘애니메이티드, 몸-세계-존재’에서는 어쩌면 애니메이션과 영화를 구분 짓곤 하는 맥락에서 상대적으로 간과되어 왔을지 모를 한국 애니메이션의 여성감독들의 작품 세계를 집중 조명하고자 한다.
어떤 캐릭터를 창조하는 순간부터 어떤 이미지로 표현할 것인가의 선택에 직면하게 되는 애니메이션에서, 과감한 생략과 과장을 통해 왜곡되기도 하는 몸, 특히 여성의 몸에 대한 표현은 매우 흥미롭게 주목할 만한 지점이다. 단시간 안에 다양한 이미지들의 연결과 움직임으로 구성되는 애니메이션 특유의 양식으로 ‘몸’에서 시작돼 ‘세계’를 구성하는 시간과 공간의 의미를 탐색하고 표현하며, 성장과 정체성, ‘존재’에 대한 사유에 이르는 다채롭고 독창적인 이미지와 상상력의 향연을 보여줄 이번 특별전이 한국 여성 애니메이션 감독들의 각양각색의 소우주와 애니메이션 속 여성서사의 변천사를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