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동네 미용실을 방문했다가 다리가 묶인 채 부러진 족욕통에 머리를 기대고 있는 수탉을 보게 되었다. 인상적인 그 장면에 이끌려 미용사에게 수탉에 대해 물었고, 그는 에다팔리 교회에서 성 조지를 위해 봉헌될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순간이 〈빅토리아〉를 쓰기 시작하게 된 계기였다.
그날 이후로 미용실을 방문하는 일은 여성들의 감정과 이야기를 관찰하는 민속지적 답사처럼 느껴졌다. 정부 지원을 받아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상업적 성공에 대한 부담 없이 예술적 자유를 누릴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영화의 지역 방언이 사용되는 안가말리와 찰라쿠디 출신의 신인 배우들을 캐스팅하고, 미용실 세트를 처음부터 새로 만들었다. 우리는 롱테이크를 사용했고, 전통적인 서사 구조에서 벗어난 쇼트를 유지하기도 했다. 극영화의 틀 안에 머물되, 다큐멘터리적 시선을 도입하고 허구와 현실의 경계를 흐리는 방식을 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