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즈비언 필름누아르. 레즈비언 섹스 스릴러라는 새로운 장르를 창조해내며 평론가들로부터 극찬을 받은 <바운드>는 고전적인 필름누아르나 전통적인 섹스 스릴러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확실히 낯선 영화이다. 제2의 코엔 형제라고 불리는 워쇼스키 형제의 데뷔작 <바운드>는 레즈비언인 두 여주인공이 마피아와 벌이는 치열한 심리전을 담고 있다.
 전과자인 코키는 마피아가 소유하고 있는 아파트의 수리공으로 일하게 된다. 처음 아파트에 도착하는 날, 마피아단의 돈을 세탁해주는 시저와 그의 정부 바이올렛을 엘리베이터에서 만나고 코키와 바이올렛은 첫눈에 서로에게 이끌리게 된다. 하수구를 통해 빠트린 귀걸이를 빌미로 바이올렛은 코키를 유혹하고 그날 밤 둘은 격렬한 사랑을 나눈다. 바이올렛은 시저의 돈 2백만 불을 강탈할 작전을 짜고 모든 일은 순조롭게 진행되어가는 듯하다. 그러나 궁지에 몰린 시저가 마피아 두목과 갱단들을 죽이면서 일은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흐르는데… 바이올렛은 영화 전반부에서는 전형적인 팜므파탈로 소개되나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관객들은 그녀에게 동화된다. 폭력과 총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남성 등장 인물들에 비해 두 여주인공은 연대의식과 심리전으로 상황을 주도해나가고 결국 승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