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에나 믿음과 헌신을 쏟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변화무쌍한 감정이 오고가는 사랑과 결혼에서는 특히 그렇다. <러브 인 텍사스>는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헌신을 맹세하고 이를 실천에 옮기는 젊은 여성의 이야기를 다룬 정감이 넘치는 코미디이다. 여성들에게 사랑과 결혼, 그리고 자아찾기의 의미가 무엇인가를 되새기게 한다.
 하드락 클럽의 젊은 주인인 졸린이 결혼에 임하는 자세는 거의 성스럽기까지 하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평생 헌신하겠다는 결혼반지의 뜻을 살리기 위해 아예 손가락에 반지 모양의 문신을 새겼다. 그러나 얼마 후 남편은 메모 한 장만 남기고 홀연 자취를 감춘다. 남편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는 그녀는 남편을 찾아 무작정 길을 떠난다. 결국 텍사스의 허허벌판에서 남편을 찾지만 상황은 더욱 꼬여 갈 뿐이다. 남편은 졸린을 원하지 않지만 졸린은 남편을 그림자처럼 붙어서 보호하기로 결심하고 실천에 들어간다. 막무가내로 남편에게 헌신하는 그녀를 멍청하다고 해야 하나, 아니면 용감하다고 해야 하나?
 <부기나이트>와 <오스틴 파워>로 알려진 헤더 그레이엄이 자신의 믿음을 위해 막무가내로 뛰어드는 졸린 역을 맡아 능청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결국 자아를 찾을 때 비로소 보다 큰 헌신의 경지에 이르는 것은 아닐까. 끝없이 뻗은 수평선과 삐죽 솟은 선인장이 교차하는 텍사스의 풍광을 잡아 내는 촬영 솜씨도 예사롭지 않다. (남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