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영화제(2020)
트레일러 재생
강예은
소음의 고고학 / 기억 / 말의 횡포
시놉시스
아이는 ( )이/가 괴롭다.
프로그램 노트
'어떤 소음의 고고학'. 감독 강예은은 <ㅅㄹ, ㅅㅇ, ㅅㄹ>의 연출 의도를 그렇게 말했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어떤 소리가 오랫동안 그녀를 괴롭혀온 듯하다. 소리는 이제 고통스러운 소음이 되었다. 그녀는 소음의 연유를 되짚어보려 한다. 이때 과거 한때를 기록한 홈 비디오 영상이 중요한 단서가 돼줄 것이다. 영상 속 어린아이는 외화면에서 들려오는 부모의 목소리에 최선을 다해 반응한다. 부모가 원하고, 요청하는 말들. 그 소리는 다정한 애정의 표현이 아니라 어느새 엄포와 명령의 말이 돼간다. 그런데도 아이는 어떻게든 최대한 그 소리에 부응하고 싶다. 화목한 가족의 행복한 순간의 기록처럼 보이던 영상에는 화면 밖 소리가 화면 안 아이를 압도해가며 팽팽한 긴장으로 차오른다. 화면 너머의 얼굴 없는 소리가 아이를 장악할 때, 그 과정을 지켜보는 일은 소음만큼이나 괴롭다. 이때 화면은 아이에게도, 관객에게도 꼼짝없이 견뎌야 하는, 벗어날 수 없는 결박의 처소가 된다. 홈 비디오 속 아이는 감독 자신, 그녀의 과거다. 그런데 감독에게 그때의 기억은 선명하게 남아 있지 않은 듯 하다. 남은 건, 원인 모를 두통과 설명할 수 없는 불안과 괴로움이다. 명징한 기억은 없고 몸이 전하는 신호들만 있는데 때론 그런 몸의 반응이 더 강렬한 징후가 되고 사태의 증거가 될 것이다. 감독은 그 감각의 사인을 더 극대화해 소음의 출처를, 여전히 다른 형태로 지속하는 소음의 세계, 세계의 소음을 재구성해보려 한다. 과거 비디오 푸티지 영상에 정지와 분할 효과, 재편집된 시간 흐름을 넣기도 하고, 현시점에서 촬영한 일상의 공간 쇼트 위로 낯선 소리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미지, 사운드, 텍스트의 분리와 중첩, 접속과 충돌 실험이 계속된다. 자신과 자신을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려는 강예은의 방편이기도 하다. [정지혜]
강예은KANG Yeeun
1992년 서울 출생.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한 후 대학원에서 영화를 전공 중이다.
Korean Distributor / KANG Yeeun / kyesus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