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영화제(2020)
트레일러 재생
김초희
영화 / 예술 / 창작 / 사랑
시놉시스
집도 없고, 남자도 없고, 갑자기 일마저 똑 끊겨버린 영화 프로듀서 찬실. 현생은 망했다 싶지만, 친한 배우 소피네 가사 도우미로 취직해 살길을 도모한다. 그런데 소피의 불어 선생님 영이 누나 마음을 설레게 하더니 장국영이라 우기는 비밀스런 남자까지 등장! 새로 이사간 집주인 할머니도 정이 넘쳐 흐른다. 평생 일복만 터져왔는데, 영화를 그만두니 전에 없던 '복'도 들어오는 걸까.
프로그램 노트
독립영화 프로듀서로 일하는 찬실(강말금)은 오랫동안 같이 일해왔던 감독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하루아침에 '실업자' 신세가 되고 만다. 먹고 살 길이 막막해진 찬실은 같이 일했던 후배 배우의 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기 시작하고, 그 곳에서 후배의 불어 과외교사로 찾아온 김영(배유람)을 만나 설렘을 느끼지만 그 마음을 이어가기엔 찬실 앞에 놓인 일들이 너무 많다.
영화 속 찬실처럼 오랜 시간 영화 프로듀서로 일했던 김초희 감독의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감독 자신의 이야기를 녹여낸, 말하자면 '자전적 영화'이지만, 영화를 하는 사람들이라면, 그 분야가 무엇이 되었든, 찬실의 이야기에서 자신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될 것이다. 좌절된 꿈, 막막한 현실, 문득 찾아온 자신의 삶에 대한 회의, 그 앞에서 찬실은 밝고 꿋꿋한 태도로 매일의 삶을 버텨낸다. 하지만 김초희 감독은 장편 데뷔작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노련하게 이야기의 강약을 조절해낸다. 덕분에 관객들은 팍팍한 찬실의 일상 속에서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용기를 얻는다. 여기에 시치미를 뚝 떼고 등장하는 '유령', 장국영(김영민)의 존재는 현실의 찬실을 위로하는 초월적 장치이자 팽팽하게 짜여진 이야기의 경쾌한 빈틈으로 작동한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가 보는 이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영화의, 그리고 김초희 감독의 '진정성'이다. 하고 싶은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할 수 있는 삶. 그 것이 꿈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해도 그런 삶을 이루고 싶은 찬실의 마음이 현재를 사는 우리의 마음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리라. [우혜경]
김초희KIM Chohee
1975년 부산 출생. 대학에서 불문학을 전공하고 이후 파리 1 대학에서 영화 이론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부터 2015년까지 홍상수 감독의 프로듀서로 일하면서 그와 함께 10편의 영화를 제작했고, 그녀가 연출한 단편들이 다수의 영화제에 초청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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