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영화제(2020)
허안화
Korean Premiere
도시개발 / 빈민 / 관료제 / 사회운동 / 홍콩
시놉시스
고속도로를 가로지르는 나무 다리는 불법 거주지역 주민과 주택 단지의 생계에 없어선 안 될 다리이다. 어느 날 정부는 나무 다리 철거 계획을 발표하고 분노에 찬 주민들은 시위를 하게 된다. 외국 태생의 라디오 리포터가 사건을 다루지만 방해를 받자 결국 혐오에 휩싸여 사임한다. 얼마 후 한 아이가 고속도로를 건너다가 사고를 당하자 판세가 뒤집어지기 시작하는데…
프로그램 노트
1978년 처음 방송된 홍콩의 공영방송국 RTHK의 드라마 <사자산하> 시리즈의 한 에피소드다. 도시 하층민과 그 주민들의 대표, 정부의 관료주의가 가장 좋지 않은 형태로 결합하여 작동하는 모습을 영국인 기자의 눈을 통해 바라본다. 영화가 시작하면 무허가 판자촌 정착지가 비탈진 언덕에 자리 잡고 있고, 그 언덕이 끝나는 지점에 6차로의 자동차 도로가 있다. 이 도로가 건너편의 도심과 무허가 정착지를 가로지르고 있다. 도심에 있는 직장과 학교로 가기 위해서는 늘 육교를 건너가야 하는데, 어느 날 육교를 철거한다는 공고가 붙는다. 이에 주민들은 반발하고 시위에 나선다. 정부의 여러 부처에서 나온 공무원들, 그리고 그들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마을의 대표들이 만나 사태 해결을 위해 자신들의 의견을 밝힌다. 하지만 관료주의적 공무원들은 각자의 권한 안에서 다르고 제한된 이해를 보이고, 그들에게 의견을 전달하는 마을 대표들 역시 각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 거기에 외부의 조력자들까지 끼어들어 자신의 철학을 설파하기에 이른다. 결국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야 소요는 잦아들지만, 그 문제를 불러온 근본적 구조는 전혀 변화하지 않았다. 영화는 이 모든 소란과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지켜보는 관찰자로 영국인 기자를 설정한다. 하지만 그 특권 역시 일시적인 뿐이며, 에피소드의 결말에 이르면 그 역시 홍콩에 머물 수 없게 된다. [이유미]
허안화Ann HUI
1947년 중국 랴오닝성 안주시에서 국민당 서기였던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마카오로 거쳐 홍콩에 정착한다. 십대가 될 때까지 어머니의 서투른 광동어가 중국 다른 지역 출신이기 때문으로 추측했을 뿐 일본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그 경험과 성찰이 대표작 의 모티브가 되었다. 홍콩대 영문학 및 비교문학 과정에서 석사를 마치고, 1972년 영국의 런던영화학교로 옮겨 영화제작을 공부한 후, 1974년 영국에서 돌아온 허안화는 홍콩의 텔레비전 방송국인 TVB에서 일하며 영화계에 입문한다. 이때 연출한 TV영화와 드라마들은 서극, 방육평, 임호 감독들의 TV 영화들과 함께 홍콩 뉴웨이브의 전-역사를 이룬다. 특히 홍콩의 공영방송국에서 수십년간 방송한 시리즈 '사자산하'(獅子山下)의 에피소드들은 홍콩 중하류층 사람들의 삶과 그들이 대면하는 사회문제를 다루면서 홍콩의 대표 사회파 영화 감독이 된다. 1979년 스릴러 영화인 (瘋劫)을 연출하며 첫 장편 극영화를 연출하고, 비슷한 시기 데뷔한 감독들과 함께 홍콩 뉴웨이브 시대의 도래를 알린다. '사자산하'의 (1978)에서 시작했던 베트남 난민 이야기는 1981년 (胡越的故事), 1982년 (국내 출시명-망향,投奔怒海)로 이어져, 이른바 '베트남' 삼부작을 완성한다. 이후, 최근까지 40여년 동안 쉬지않고 유동적인 도시 국가 홍콩의 모습을 포착하며, 자신만의 시선으로 영화를 만들어 오고 있다. 모녀의 관계로 동아시아 역사를 성찰하는 (1990), 난민과 이산으로 이루어진 도시 홍콩을 포착한 베트남 삼부작, 도시의 중년, 노년 여성의 삶에 대한 성찰을 보여주는 (1995), (2006), (2011) 홍콩의 중국 반환 후 중국접경 동네 서민들의 삶을 그린 (2008), (2009) 등이 대표작이다. 2020년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평생공로상인 '명예 황금사자상'의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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