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임신했지만 남자친구가 책임을 지려 하지 않자, 샤오펑은 투신자살을 시도한다. 간신히 구조된 샤오펑은 마담 파이가 운영하는 미혼모 보호소에 들어가고 여러 이유로 그곳에 들어온 다양한 여자들과 어울리게 된다. 그러는 동안 출산 날은 점점 다가온다. 과연 샤오펑과 보호소의 여자들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리메이미의 1980년 작 〈미혼모들〉은 리메이미의 〈저녁 뉴스 Evening News〉, 그리고 24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에서도 상영된 1982년작 〈여학교〉와 함께 ‘대만 도시 여성 3부작’을 구성하는 작픔이다. 〈여학교〉처럼 대놓고 퀴어 주제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진지한 사회적 이슈를 멜로드라마의 틀 안에서 다루는 여성 공동체 이야기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번 영화가 다루고 있는 주제는 혼전임신이다. 비교적 안전한 방식으로 주인공에게 로맨스와 해피엔딩을 안겨주고 있기는 하지만, 영화가 진짜로 관심을 두고 있는 것은 형식적인 멜로드라마의 틀이 아니라 20세기 동아시아 사회가 젊은 여성에게 가하는 이중, 삼중의 억압 자체이다. 그리고 당시 만들어졌던 수많은 멜로드라마와는 달리 샤오펑과 친구들은 불필요한 감상주의와 죄책감에 빠지지 않고 각자의 길을 간다. [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