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45년, 세 무리의 가족이 이주를 위해 믹의 안내를 받아 오리건주의 사막을 횡단한다. <믹의 지름길>을 로드무비로 봤을 때, 이 영화의 메인 서사를 추동시키는 것은 남성이다. 세 가족이 어느 길로 나아갈지 그 방향을 정하는 것이 남성들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남성들의 선택을 지켜보고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카메라가 위치하는 곳은 남성들이 논의를 하는 장소가 아닌, 이를 바라보고 있는 여성들의 자리이다. 서사의 중심이 아닌 주변부에 있는 인물들의 편에 위치하기 때문에 영화는, 샹탈 아커만이 <잔느 딜망>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나뭇가지를 줍고 불을 지피고 빨래를 널어놓는 여성들의 일상적인 노동을 종종 보여준다.
서사의 주도권을 주로 남성이 가져감에도, 가장 기억에 남을 장면은 미셸 윌리엄스가 연기한 여성 주인공 에밀리가 서사의 방향을 바꾸는 순간일 것이다. 에밀리가 총을 꺼내어 드는 순간 세 가족이 나아갈 방향이 결정되는데, 총을 꺼내는 행위는 폭력성이 아닌 일종의 ‘다정함’으로부터 도출된다. 서부라는 장르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여성들을 전면화시키며, 남성 집단에 의해 배제된 타자인 여성의 시선을 회복하려는 시도를 보여주는, 서부영화의 새로운 걸작이다.  [박민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