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맨다 크레이머의 〈나 좀 봐줘!〉는 1970년대나 80년대쯤에 미국 텔레비전에 자주 나왔던 유명인사 주연 버라이어티 스페셜처럼 보인다. 4:3 화면 비율, 뿌연 비디오 화면, 중간광고 시간, 그리고 춤과 노래와 코미디와 독백. 단지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셰어나 올리비아 뉴튼 존이 아니다. 주인공 시시 세인트 클레어는 심지어 유명인사처럼 보이지도 않으며 이 모든 것은 실제 프로그램이 아닌, 이런 프로그램을 보고 자란 여자가 꿈꾸는 환영 같다. 그리고 이 프로그램의 장르는 은근슬쩍 버라이어티쇼에서 로리 앤더슨 스타일의 멀티미디어 프로젝트와 초자연적인 호러의 방향으로 흘러간다.
〈나 좀 봐줘!〉는 통속적인 대중문화의 재료로 만들어진 실험영화이다. 캠피한 감수성의 미술과 노래, 뻔뻔스러운 코미디는 영화가 현대 여성의 불안한 내면을 파편화된 초현실주의의 조각들로 끌어올리는 동안에도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시시 세인트 클레어를 괴롭히는 무언가의 정체가 정리되길 기대할 수는 없지만 그 불안과 공포를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다. 그리고 시시에게서 익숙한 슈퍼스타의 후광을 보았다면 여러분은 착각한 것이 아니다. 시시 역의 소피 폰 하셀베르크는 벳 미들러의 딸이다. [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