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에서 임신중지 합법화를 위한 ‘녹색 물결’ 여성 인권 운동이 일어나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저항의 파동이 거세졌다. 임신중지 합법화를 위해 시작된 여성의 포효는 점차 박차를 가해 다양한 여성 차별에 대한 반발의 움직임으로 번진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위치한 팔레고등학교의 세 인물 아나, 로레, 밀레는 격동의 걸음을 내디딘다.
학생회장인 아나는 교내의 성교육 회의를 통해 기존의 헤테로 중심적인 교육 방식에서 벗어나고자 하며, 자신의 젠더를 정체화하기 위한 고민의 시기에 봉착한다. 로레는 월경과 여성 해방을 주제로 학교에서 라디오를 진행하고, 공연예술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꺼낸다. 밀레는 학생 상담가로서 시험에 고통받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대변하며 학생 인권을 위해 노력한다.
같은 공간 속 다른 이야기로 시작했던 세 사람의 행적은 나은 삶을 위한 움직임이라는 목적으로 묶인다. 불공평함에 던지는 경멸은 주인공들에게 점점 가까이 맞닿으며, 면벽하던 감독과 주인공 사이의 프레임을 무너뜨린다. 어느덧 스크린에는 주인공 셋뿐만이 아닌 아르헨티나의 모든 여성이, 그리고 카메라를 든 감독 본인까지 포함한 수많은 저항 방식이 제시된다. [김우정, 씨네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