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놉시스 

노바시의 한 컴퓨터 엔지니어링 회사는 해외전문가들의 지원을 받아 인간을 대규모 디지털 메시지 수집 도구로 전환시키는 비밀 프로젝트에 착수한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과학자는 이 첨단기술 분야에서 한 획을 긋고자 노력한다. 그러나 자기 아들에게 한 실험은 실패로 돌아가고 아들은 컴퓨터화 된 세계에 존재하는 디지털 영혼이 되어 과거와 미래, 꿈과 현실을 떠돈다.  

프로그램 노트

모든 영화가 영화관에 속해 있는 것은 아니다. 차오 페이의 장편 SF 영화 <노바> 역시 영화관보다는 미술관이 더 어울리는 영화이다. 스토리가 있고 캐릭터가 있고 이들에 의해 제시되는 주제가 있지만 굳이 기승전결의 스토리 안에서 감상할 필요는 없으며, 이 영화에서 제시된 세계는 영화를 벗어난 다른 매체의 작품들에 의해 확장된다. 영화는 독립된 영화라 기보다는 설정집에 더 가깝다. <노바>의 이야기는 20세기 중국의 컴퓨터 과학자로부터 시작한다. 남자는 소련에서 온 과학자와 잠시 사랑에 빠지고 나중에 아들을 자신이 발명한 타임머신에 태워 보낸다. 과학을 위해 자신의 아들을 희생한 것이다. 우주복을 입은 코스모넛(cosmonaut)인 아들은 시간여행을 통해 다양한 평행 세계를 방문하며 방황한다. 전형적인 SF 서사라면 이 타임머신의 기반이 되는 과학과, 주인공이 무사히 원래 세계로 돌아올 수 있는가가 중요하겠지만 이 영화에서는 그렇지 않다. 그보다는 그 설정으로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SF는 아직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예측하는 장르로 알려져 있지만 <노바>에 나오는 SF는 과거지향적이다. 차오 페이가 만든 세계는 20세기를 거치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가능한 미래를 장르적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낸 SF의 재료들로 구성된다. 이들 중 일부는 <블레이드 러너>와 같은 할리우드 디스토피아 사이버펑크물 에서 가져온 것이지만 이들 중 상당부분은 20세기 중후반 소련과 같은 공산국가에서 나온 SF들을 재해석한 것이다. 단지 그 해석 과정 중 원작의 낙천주의는 사라져버린다. [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