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따는 것>은 미국의 식민지 점령기(1898~1946) 필리핀에서 촬영된 흑백 사진들로 이루어진 비디오 에세이다. 시린 세노는 사진 속 식물과 나무에서 출발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 제국과 식민지의 얽힘, 필리핀에서의 사진과 자본주의의 성장을 들여다본다. 제국과 목재 회사에 식물이 자산이었다면, 사진은 식민지의 자원을 목록화하는 데 활용됐다. 식민 권력과 사진의 재현은 서로 얽혀 있으며 이미지 만들기에는 언제나 모종의 긴장이 있다. [김신재, 『마테리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