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여성 감독 지완은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면서 영화 제작사에서도, 가정에서도 설 자리가 없는 상태다. 가사노동과 돈벌이에 대한 압박이 양쪽으로 들어오는 와중에 시작한 새 영화 시나리오 작업도 쉽지가 않다. 그런 지완에게 영상자료원으로부터 개관기념영화제에서 상영할 영화를 복원해 달라는 의뢰가 들어오고, 지완은 1960년대에 활동한 여성 영화감독인 홍재원 감독의 영화 <여판사> 복원을 맡게 된다. 그런데 영화 중반부부터 사운드가 소실되어 있어 어렵게 대본을 찾았더니 이번엔 대본에 있는 몇몇 장면이 상영본에 빠져 있다. 지완은 사라진 장면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홍재원 감독이 남긴 발자취를 따라나서고, <여판사>를 상영했던 지방의 한 극장에서 필름 조각들을 발견한다.
‘여판사’의 삶과 1960년대의 홍재원 감독, 그리고 지완의 현재가 겹쳐지는 과정이 인상적인 작품으로, 지완 역을 맡은 이정은 배우의 섬세한 연기가 돋보인다. <오마주>에 등장하는 홍재원 감독의 이야기는 실존 인물인 우리나라 두 번째 여성 영화감독 홍은원 감독의 삶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여판사>(1962) 역시 실제로 홍은원 감독이 연출했던 작품이다. [서너시, 『HAEP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