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있는 세계가 완전히 다른 두 여성 청소년이 서로의 세계를 알아 간다면 어떤 모험이 펼쳐질까. 이 영화는 서로를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고, 무엇보다 깊이 사랑하게 되는 두 여성 청소년에 관한 영화다. 1990년대 중반의 미국, 오픈리 레즈비언 청소년 랜디는 이모 리베카와 여자친구 비키 커플이 꾸린 가정에서 살고 있다. 유부녀 웬디와 진지하지 않은 만남을 이어가던 랜디는 어느 날 자신이 일하고 있는 정비소에 찾아온 같은 학교의 이비와 사랑에 빠지게 된다. 이비 역시 자신에게 다가오는 랜디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낀다. 각자가 속해 있는 세계가 너무나 다른 이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서 상대방을 알아 가려 한다. 혼자 듣던 음악을 서로에게 들려주고, 알고 있는 시집을 건네주고, 마음이 담긴 편지를 써서 전달한다. 둘 다 처음 느껴 보는 설렘이다. 그렇지만 그렇게 커지는 사랑은 다른 사랑도 아닌 두 여성의 사랑이기 때문에 부딪혀야 할 문제들이 한가득이다. 랜디는 퀴어로서 받아 왔던 혐오의 시선에 익숙하지만, 에비는 그 시선 때문에 친구들을 모조리 잃는 걸 상상도 안 해봤다. 익숙하고 안락하던 한 세계에서 낯선 다른 세계로 건너가 여러 일들을 헤쳐 나가야 하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이 모험을 함께하는 과정은 사랑이 존재하기 때문에 의미 깊다. [최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