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명으로 구성된 페미니스트 아티스트 그룹 입김은 시민 참여 형식의 여성미술축제를 기획한다. 종묘시민공원은 유교의 엄숙주의, 가부장제의 의미를 지닌 장소이다. 그녀들은 종묘가 과거의 공간이며 제사를 모시는 죽은 이들의 공간이란 점에 착안해서 여성의 자궁에 의한 생명의 탄생을 주제로 종묘의 현재적 의미를 묻는 ‘아방궁 종묘 점거 프로젝트’를 계획하게 된다. 그러나 행사 당일 전주이씨 종친회와 유림측의 무력 저지로 전시는 무산되었다. 하지만 이 여성미술가들은 여성단체와 문화예술단체와 연대하여 정확히 한 달 후인 10월 29일 다시 그 장소인 종묘시민공원에서 모든 나쁜 여자들을 불러모아 여성문화축제와 거리행진을 하게 된다. 아방궁 종묘 점거 프로젝트라는 일련의 퍼포먼스는 현재에도 완고하게 존재하는 가부장제의 폭력성과 이에 맞서는 여성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