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한 가정의 안온한 일상과 평화로운 부부관계에 한 낯선 남자가 끼어들면서 일어나는 혼란과 매혹을 더없이 예리하면서도 섬세하게 포착한다.
 결혼생활 12년째의 마리는 두 살짜리 아들을 둔 평범한 여성. 백과사전을 방문판매하던 그녀는 우연히 미국 국적의 흑인 무용가인 빌을 만나게 된다. 그 후부터 아무 문제 없어 보이던 그녀의 결혼생활은 균열이 가기 시작하고 그녀는 새로운 느낌들에 급속도로 빠져든다. 바로 빌이라는 남자의 존재 자체와 그와의 격정적인 섹스는 그녀 안에 잠재되어 있던 육체적 욕망과 무어라 이름 붙일 수 없던 상실감을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혼이라는 제도의 구속, 가족관계의 안정감, 자기에 대한 통제력 모두를 위협할 정도의 열정에 사로잡힌 한 유부녀의 최종 선택은… (주유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