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소설이 여성감독에 의해 재해석된다면 어떠한 세계가 펼쳐질까? 패트리샤 로제마 감독은 19세기 영국 사회를 배경으로 한 <맨스필드 파크>에 도전하여 결혼과 신분제도 사이에서 갈등하는 오스틴표 여주인공에게 보다 생생하고 강인한 주체성을 부여한다. 오스틴의 트레이드마크인 쾌활한 풍자는 여성의 판타지를 능란하게 펼쳐 보이는 로제마 감독의 창조성과 만나 영화의 맛을 더욱 풍성하게 한다.
 파니 프라이스는 궁핍하고 불행에 찌든 집을 떠나 맨스필드 파크에 있는 부유한 친척에게 보내진다. 파니는 자신의 억눌린 감성과 예리한 지성을 일기를 비롯한 글들 속에 쏟아 붓고 친구 에드문드와 이를 나누면서 매혹적이고 생기 넘치는 여성으로 성장한다. 사교계의 여성들이 흠모하는 헨리가 파니에게 구애하면서 천대받던 파니의 신분은 갑자기 상승한다. 사교계는 갑자기 파니를 주목하고 자신의 감정과 판단에 충실하고자 하는 파니의 행동은 간통과 배반이 가득한 맨스필드 저택을 진실이 드러나는 소용돌이 속으로 몰고 간다.
 (남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