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서울여성영화제를 통해서 복원된 영화 <미망인>의 감독 박남옥. 그녀는 지금까지 알려진 영화사에 의하면 한국영화 최초의 여성감독이다. 김재의의 다큐멘터리 <꿈>은 바로 서울여성영화제 이후 세상 속에 그리고 세인들의 기억 속에 다시 살아 돌아온 그녀 박남옥에 관한 기록이자 후배 여성감독의 애정어린 헌사이다.
 김재의는 박남옥의 일상적 모습의 스케치들에, 그녀의 유일한 영화 <미망인>에서 어머니를 기다리는 딸의 모습과 1950년대 한국에서 아이를 등에 업고 힘겹게 계단을 오르는 아낙네의 재연된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겹쳐 놓고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꿈>은 성차별적인 사회구조와 영화제도 속에서 투쟁적으로 영화를 만들었던 선구자적 인물로서의 그녀의 면모와 한 명의 여성으로서 그리고 어머니로서 가졌던 여성적 삶의 힘겨움들, 그리고 여전히 새로운 작품을 구상중인 ‘현역 감독’으로서의 그녀의 ‘꿈’을 차분하고 정적인 이미지들 속에 펼쳐 놓는다. (권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