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딸들은 엄마의 딸들이며 엄마 안에서 천국을 발견하고자 욕망한다. 그런데 그 엄마가 교회에 ‘미쳐’ 실생활에서 딸에게 무심한 채 또 다른 곳에 천국이 있다고 외친다면? 그런가 하면 교회에 배수진을 치고 며느리•아내로 표상되는 자신의 정체성에 저항하며 가족관계에 평지풍파를 일으킨다면? 영화는 바로 이런 한 여성, 감독 자신의 어머니이기도 한 한 여성을 애정어리지만 고통스럽게 따라가는 관찰기록이다. 이 엄마의 분노, 절망, 자기 비하, 가족 안의 전쟁, 교회에 대한 집착이라는 과정은 상처받은 자존감을 회복하려는 몸부림이 아니었을까? 가사일, 시집살이, 모성이데올로기로 인한 자신의 무력감을 종교가 주는 영성으로 확인받고자 하는 이 엄마는, 남편이 죽고서야 드디어 자신의 마음 안에 영혼의 집짓기, 가족이라는 관계망이 부여하는 권력관계에 균열 만들기, 모성의 신화를 천천히 응시하고 마음 열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된다. 그런 엄마의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기. 그리고 소통하기. 엄마를 찾아가는 여정이 한국에서 여성으로 살아내기에 대한 감독의 마음의 여행이 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변재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