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중부에 위치한 바차라 지역은 여전히 고대의 풍습을 유지하고 있다. 집안의 장녀가 기생이 되어 가족의 생계를 이어가는 것. 시대가 바뀌고 기생들이 무희를 펼치던 궁궐도 사라졌지만 이 전통은 개악된 형태로 고수되고 있다. 열두 살 어린 딸들이 아버지에 의해 고속도로를 달리는 트럭 운전사들을 상대로 한 성매매에 내몰리는 것이다. 구디 차우한도 이러한 여성들 중 하나이다. 이 영화는 독립심이 강한 열여섯 살 소녀가 수세기 동안 이어져온 성매매의 전통에 저항하여 자신의 꿈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여정을 10년 동안 가까이에서 담았다.
 ‘노는 계집’을 뜻하는 킬라와디들은 화려한 사리로 몸을 치장하고 먼지를 내뿜는 고속도로변의 뙤약볕에 앉아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린다. 구디의 집안에서는 장녀인 구디뿐만 아니라 어린 동생도 이 일을 하게 된다. 스물한 살이 된 구디가 이러한 전통에서 벗어나기로 결심하자 아버지와 오빠들은 노발대발한다. 구디는 폐쇄적인 가족공동체에서 예정된 삶을 살아가게 하는 제도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을까? <고속도로 창녀들>은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지속되고 있는 착취적인 제도에 저항하는 젊은 여성을 통해 젠더와 섹슈얼리티, 결혼과 가족의 문제를,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선택의 자유, 존엄성의 문제를 힘있게 질문한다. (남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