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4년 출간되어 대담하고 노골적인 표현으로 화제가 되었던 에로틱 소설 「0 이야기」는 수십 년 동안 그 작가가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출간 당시 「0 이야기」의 작가는 폴린 레아쥐로 알려져 있었는데, 그 후 어느 영국 저널리스트에 의해 실제 작가가 프랑스의 유명한 출판사 ‘걀리마르’의 편집자였던 도미니크 오리임이 밝혀졌다. 이 영화를 만든 폴라 라파포트 감독 역시 사춘기 시절 몰래 숨어서 읽었던 이 책의 저자에 대해 많은 호기심을 가졌었다. 결국 그녀는 컴퓨터 전화번호부에 작가의 이름을 입력하여 파리 외곽에 살고 있는 89세의 도미니크 오리를 찾아낸다.
 영화는 소설 속 내용의 재현과 과거 모습의 극화, 그리고 도미니크 오리의 현재 인터뷰 모습을 교차로 편집하여 보여준다. 또한 문학계와 여성계의 많은 사람들이 도미니크 오리와 그녀의 소설 「0 이야기」, 그리고 1950년대 파리의 문화적 분위기 등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도미니크 오리는 자신이 「0 이야기」를 쓰게 된 직접적인 동기-프랑스 문학계의 영향력 있는 인사 쟝 폴랑과의 오랜 세월 지속된 은밀한 로맨스-에 대해 털어놓는다. 다양한 형식의 시도를 통해 다큐멘터리와 극영화의 경계를 확장시킨 <베일 속의 작가 도미니크 오리>는 새로운 형태의 독특한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임성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