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의 열정과 그 열정에 버금가는 증오를 함께 보여주는 영화. 18살의 나이로 10개월 된 딸을 키우는 레이 앤은 사회복지기관의 보호와 관리하에 근근이 살아가고 있다. 레이 앤은 스스로 아이를 양육할 능력이 없어지면 아이를 복지기관에 위탁해야 한다는 두려움을 가지고, 아기의 할머니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 그녀가 파키스탄인이라고 믿는 터키인 이웃 주민에게까지 적대심을 보이며 긴장되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자신의 아이에게는 안정된 인생을 살아가도록 해주기 위해서 아이를 지키려는 마음은 너무나 강하다. 가족이 되어버린 3명의 친구들과 함께 살면서, 레이 앤은 외부 세상과 고립된 그들만의 세계를 만들고 그 안에서 안정을 느낀다. 아이와 함께 살아가기 위한 거친 그녀의 일상은 줄타기 같은 아슬아슬함을 보여주면서, 치명적인 결말로 들어선다.
 10대들의 어리고 상처입기 쉬운 사랑과 성에 관한 이야기들이 편견, 고립, 생존이라는 주제와 대조되어 영화의 내러티브를 중첩적으로 만들고 있다. 영화 속 인물들의 삶을 이끌어가는 것은 오해와 불신으로 인한 강박증, 좌절감으로부터 분출된 증오와 분노이다. 이들의 삶의 방식은 처절하고도 처연하다. (김수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