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클레르몽페랑단편영화제
 2008 콘피덴단편영화제 최우수영화상, 관객상
 

 시놉시스
 이름에는 어떤 것이 담겨져 있을까? <수기하르티 할림>에서 이름이란 무한한 질문을 낳는다. 때론 웃기면서도 짜증나고 또한 논란이 되는 그런 질문들. 우리는 ‘진짜’ 이름이 필요한가? 당신의 이름을 팔 수 있는가? 과연 이름 뒤에 당신의 정체성을 숨길 수 있는 것일까? <수기하르티 할림>은 오늘날 우리가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고 논란을 불러올 만한 문제를 블랙 코미디 형식으로 풀어간다.
 
 프로그램 노트
 이름은 정말 나를 다른 사람과 구별하는 단순한 명칭일까? 내 이름에 들러붙은, 내가 원하지 않았던 조상의 역사와 내가 원하지 않았던 부모님의 욕망과 내가 원하지 않았던 우스꽝스러운 의미들을 도대체 나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이 영화는 ‘수기하르티 할림’이라는 이름을 가진 2008년의 중국계 인도네시아 여성에게 지워진 인도네시아의 지정학적 위치와 이름 때문에 정체성을 고민하는 인도네시아 인들의 갈등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군부 쿠데타 이후 1966년 인도네시아에 있었던 인종적-중국인은 인도네시아 발음이 나는 이름으로 바꿔야 했다. 할림의 아버지도 이때 이름으로 바꾸어 그녀는 이슬람식 인도네시아 이름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그 이름은 발음도 어렵고 그녀의 인종적 외모와도 어울리지 않아, 그녀의 첫 만남들은 언제나 이름에 대한 지지부진한 설명, 성토, 분노로 점철된다. 그래서 할림은 이제 그 어떤 과거의 망령(?)도 들러붙지 않은, 이 트랜스내셔널한 시대에 적합한(?) 미국식으로 이름을 갖고 싶다. (심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