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토론토국제영화제
 2009 폴란드영화제 신인감독상
 

 시놉시스
 밀레나와 친구들은 쇼핑몰에서 죽치면서 선물을 사주고, 자신들이 물건을 사고 나면 돈을 내주는 돈 많은 아저씨들을 만난다. 얼마 후 예민하고 섬세한 성격의 소녀 엘리샤가 전학 온다. 처음에 소외감을 느끼던 엘리샤는 곧 아이들과 어울리고 밀레나와 친해진다. 어느 덧 둘 사이에는 사랑의 감정이 싹튼다. 같은 시기 함께 노는 패거리 중 하나인 미차우도 엘리샤를 좋아하게 되면서, 밀레나와 미차우는 엘리샤를 사이에 둔 라이벌 관계가 된다.
 
 프로그램 노트
 영화는 화려한 내부를 훤하게 비추는 쇼핑몰 엘리베이터에서 시작한다. 그 엘리베이터 안에 밀레나 패거리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쇼핑몰은 소비의 유혹에 빠져있는 도시 소녀들이 정주하는 곳이다. 밀레나와 그녀의 친구들은 쇼핑몰을 드나들면서 최신 유행의 옷, 구두, 액세서리를 소비하면서 살아간다. 쇼핑몰은 또한 소비를 위한 원조교제가 시작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쇼핑몰의 소녀들>은 이렇게 오늘날 소녀들에게 쇼핑몰이 가지는 상징적 의미를 가져오면서, 소비자본주의의 거대한 흐름에 휩쓸려가는 폴란드 사회를 일별한다. 영화 곳곳에 주의 깊게 삽입된 도시의 전광판, 광고전단, 그리고 쇼윈도의 스펙터클은 이 소녀들의 욕망을 구성한다. 그러한 사회에서 이 소녀들이 서로를 인지하고 증명하는 것은 그녀들의 옷과 휴대폰의 브랜드를 통해서이다. 새로 이사 온 엘리샤는 유행 지난 구닥다리 휴대폰으로 또래 집단에서 조롱거리가 된다. 엘리샤는 밀레나를 통해서 새로운 세계로 들어서고, 새로운 신분증인 신형휴대폰을 위해서 원조교제에 나선다. <쇼핑몰의 소녀들>은 소비자본주의의 스펙터클 사회에서 쇼핑몰, 클럽, 원조교제와 성매매의 한 가운데를 부유하는 폴란드 하층계급 소녀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동시에 또한 또래문화, 첫 경험, 서로에 대한 소유욕, 가족과의 불화 등 성장기 소녀들이 겪는 보편적 과정에 대한 진술이기도 하다. 신인감독인 카시아 로수아니에츠는 그 어떤 판타지나 수사도 없이 냉정하고도 사실적인 방식으로 폴란드 소녀들의 삶을 응시하고 있다. (권은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