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베를린국제영화제
 

 시놉시스
 열네 살의 제나는 온통 고민에 휩싸여 있다. 왜 가슴은 커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지, 대체 왜 울리처럼 인기가 없는 것인지, 어떻게 해야 사케가 자길 좋아하게 만들 수 있을지. 하지만 삶은 그보다 더 복잡하다. 집으로 돌아오면 엄마가 암으로 투병 중이고, 학교에 가면 있는 친구라고는 지나치리만큼 내성적이어서 파티에 가는 것도, 사랑에 빠지는 것도 무서워하는 수잔나 뿐이다. 모든 것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제나의 마음은 어딘가 다른 곳을 찾고 그동안 내심 두려워서 가지 못했던 울리의 파티에 가기로 마음먹는다.
 
 프로그램 노트
 삶이 수천 개의 작은 조각들로 산산이 부서졌을 때. 납작한 가슴은 자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연애도 뜻대로 안 되며, 절친은 나를 떠난 데다가, 엄마는 암으로 하루하루 생기를 잃어가고 있을 때. 그리고 그 모든 것보다 더 끔찍하게도, 마음대로 이런 삶을 놓아버릴 수도 없다는 것을 깨달아 버린 바로 그 때. 방황하는 10대 예나에 대한 따뜻한 성장드라마 <별이 빛날 때>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또래 집단에서는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존재 예나는 집에서는 끔찍하게 사랑받는 딸이다. 문제는 세상에 둘도 없이 멋진 엄마가 암으로 투병 중이라는 것. 덕분에 고지식하기 짝이 없는 할머니와의 끔찍한 동거가 시작된다. 사춘기의 고통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알 수 없는 예나는 어른들의 눈에 문제아로 보이는 학교 킹카 울리와 어울리면서 현실로부터 도망치려고 한다. 그러나 정작 현실에 용감하게 맞설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은 바로 울리다.
 삶은 이별과 새로운 만남의 연속이다. 그리고 예상하지 못했을 때, 나의 부서진 삶을 다시 움켜쥘 수 있게 도와주는 멋진 인연과 만나게 되는 법이기도. 결국 납작한 가슴은 자라게 되어 있고 고통스러운 삶 속에도 종종 행복의 순간이 스며들기 마련이다. 예나의 마지막 시처럼 누군가는 떠나도 나의 삶은 계속 될 테니까. (손희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