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토론토국제영화제
 2010 카이로국제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시놉시스
 \"살아남은 것은 살아가는 것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진다.\" 한 군인이 자신의 아파트로 들어와 짐을 싸라고 한 그날부터 삶이 엉망이 되어버린, 사라예보 출신의 한 여인에 대한 이야기. 군인들을 ‘즐겁게’ 하기 위해 차출된 그 날부터 끔찍한 악몽이 시작되었다. 용기 혹은 광기의 마지막 행동으로, 그녀는 최후의 저항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이 단순한 행동으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프로그램 노트
 전쟁에서 여성은 적군과 싸우는 남성들에게 감사와 응원을 보내야하는 후방의 피보호자로 여겨지지만 실은 전쟁으로 인한 폭력과 상흔을 온몸으로 감내해야만 하는 존재이다. 하지만 여성들이 겪은 전쟁은 다수가 공식적인 기록에 수록되지 못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전쟁 피해 여성들의‘웅얼거림’과 그녀들에게 각인되어 남아있는 폭력의 흔적들을 통해서만 여성들이 경험한 전쟁을 보아왔다. 하지만 이 영화는 보스니아 내전 하에서 여성들이 치러야 했던‘총성 없는 전쟁’을 한 젊은 여성의 시선을 통해 그 충격과 끔찍함을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한다.
 사라예보의 가족을 떠나 보스니아의 한 오지 마을에 임시교사로 부임한 자미라는 군인들에게 끌려 한 수용소에 갇히게 된다. 세르비아가 무슬림의‘인종청소’를 위해 만든 강간 캠프인 이곳에서 그녀는 이어지는 폭행과 공포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조차 잃어버리고 힘들게 목숨을 부지해간다. 하지만 한 사건을 계기로 생존을 위한 용기일지, 마지막 광기일지 모를 선택을 하게 된다.“생존한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보스니아 내전의 많은 성폭력 피해여성들은 살아남아서 자신들이 겪은 전쟁을 전한다. 지금까지도 전쟁의 외상과 증거들이 짓누르는 그녀들의 삶은 우리를 얼어붙고 좌절하게 하지만, 그녀들의 시선과 목소리를 담은 이 영화는 그녀들이 겪은 전쟁을 생생하게 전달함으로써 여성들에게 더 이상 목소리 없는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한 반전과 평화를 위한 액티비즘을 촉구한다. (주소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