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인디다큐페스티발

 

 
 시놉시스

 
 우리는 헤어진 연인이다. 우리는 여전히 서로에게 남아 있는 질문이다. 너와 나의 곳곳에 남아 있는 질문들은 우리에게 이름을 부여한다. 너는 나의 이름이고, 나는 너의 목소리이다. 너의 질문은 나의 이름이 된다. 우리는 많은 경우 타인의 모습을 통해서 나에 대해 깨닫는다. 헤어진 관계 끝에서 우리에게 남은 것은, 그리고 나에게 되돌아오는 것은 질문이었다. 우리는 매 순간 타인을 향해 질문을 던지지만, 그 질문이 제대로 가 닿았는지는 알 수 없다. 남은 것은 질문이 시작된 자리, 나 자신이다. 타인에게서 비춰진 것은 나의 모습이다. 내가 아닌 ‘너’에게서 ‘나’를 발견한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기억하고 있는 작은 조각들을 가지고 ‘너’에 대해서, 그리고 동시에 ‘나’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프로그램 노트

 연애의 후일담이자 서로에게 하지 못했던 질문들을 통해 ‘나’에게 다가가는 실험 영화. 영화는 ‘나’와 ‘너’를 지속적으로 교차시키며 끝나버린 관계에서 해소되지 못했던 것들을 반성하고 성찰한다. 상대가 거기 있을 것이라는 믿음 없인 불가능한 트러스트 폴 게임처럼 질문의 행위 역시 상대가 거기에서 들어줄 것이란 믿음이 있어야만 가능한 것이다. 두 주인공은 영화를 함께 만드는 작업을 통해 그때는 회피했던 질문들을 찾아간다. (배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