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캐나다의 작은 마을. 뚱뚱한 고등학생 아이린은 친구 하나 없는 왕따에, 어머니의 과보호에 갇혀 살지만 하고 싶은 걸 포기하는 법이 없다. 그에게는 언제나 그에게 용기 넘치는 조언을 하는 신(神), 지나 데이비스가 있기 때문이다. 우상으로 여기는 지나 데이비스의 사진(그것도 데이비스가 여성 야구 선수의 도전을 연기했던 <그들만의 리그>(1992) 사진을!)을 방 천장에 붙이고, 매일 밤 그와 이야기하는 아이린. 치어리더가 되고 싶은 그는 동급생 사라의 꾀에 빠져, 2주 동안 실버타운에서 봉사 활동을 하게 된다. 이곳에서 노인들이 TV 댄스 오디션 프로그램을 시청하는 모습을 본 아이린은, 이들과 함께 치어리더 팀을 꾸려 오디션에 나갈 계획을 세운다. 이 영화 최고의 매력은 뭐니 뭐니 해도 주변의 놀림과 비난을 꿋꿋이 받아치는 아이린의 유머와 활기, 그 사랑스러움이다. 그 경쾌함이 영화 내내 이어지는 가운데, 아이린이 사람들의 마음을 하나 둘 얻어가는 과정이 흐뭇하게 펼쳐진다. 아이린이 대회 참가까지 관문을 하나하나 넘는 에피소드가 무척 귀엽다. 캐나다의 아역 배우 출신인 팻 밀스 감독이 연출한 작품으로, 지나 데이비스가 자기 자신으로 출연한 점 역시 재미있다. 그가 이 영화에서 전하는 조언은 비단 아이린만 아니라, ‘남들과 다르다’는 점 때문에 고민하는 이 세상 모든 사춘기 소년 소녀들을 향한 목소리처럼 느껴진다. [장성란]